CMYK에 대하여
색을 구현하는 체계 중 하나. 인쇄와 사진에서의 색 재현에 사용된다. 주로 종이에 대한 오프셋 인쇄에 쓰이는 4가지 색을 이용한 잉크체계를 뜻하며, 각각 시안(Cyan), 마젠타(Magenta), 옐로(Yellow), 검정(Key plate)를 나타낸다. 눈에 직접 인식되는 빛깔과 달리, CMYK는 잉크의 반사광 성질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감산 혼합이 되어 RGB나 HSB(HSV)보다 표현 가능한 색이 적다. 실제로, CMYK는 다색 인쇄의 어려움과 색상 재현 사이에서 가장 높은 효율을 보이는 대안으로 제시된 모델로, 고급 인쇄소에서는 잉크와 인쇄 색상을 다양하게 제시해 재현 가능한 색의 범위를 훨씬 늘려두기도 한다.
CMYK 모델은 많은 색상 공간이 3차원을 쓰는 것과는 달리 K의 존재로 인해 3차원 구조인 다른 색 구성법과는 달리 유일하게 4차원 구조를 띤다.
학교에서 배우는 감산 혼합, 즉 색의 3원색에서는 빨강, 노랑, 파랑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이는 교육을 위해 쉬운 용어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부정확한 표현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색의 3원색 중 빨강은 사실은 자홍색 즉 마젠타이고, 파랑은 청록색[6] 즉 시안색이다. 마젠타와 시안을 한국어로 옮기기 난해하다보니 그냥 단순히 빨강과 파랑으로 옮긴 것이다. 그래도 아직은 정확한 우리말이 없으니 그냥 마젠타와 시안이라고 가르쳐야 옳다. 노랑은 그냥 노랑. 색의 삼원색을 RYB로 할 경우 노랑과 파랑이 보색관계이기 때문에 사실상 초록색을 만들 수 없고, 보라색(Violet)도 만들 수 없다. 하지만 일상적으로는 파랑, 빨강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프린터 잉크.
역사적으로는 RYB(빨강-노랑-파랑) 원색이 먼저 알려져 있었다. 시간이 흐르며 RYB 대신 CMY가 더 넓은 색 범위를 커버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인쇄에서는 CMYK를 쓰지만, 20세기 바우하우스에서도 RYB를 채택하는 등 현재까지 미술 교육에서 RYB의 명맥은 이어지고 있다. 참고 보통 CMY에 해당하는 물감은 각각 Phthalo Blue, Quinacridone Magenta, Hansa Yellow를 많이 쓰며 검은색은 혼색에는 잘 쓰지 않는다.
RYB만으로도 다양한 색을 만들 수 있는 이유는, 물감의 물성 때문이다. CMYK의 시안에 해당하는 물감으로 자주 쓰이는 Phthalo Blue의 경우, 농축되어 있을 때는 파란색인데, 물에 섞거나 Titanium White를 섞는 등 농도를 옅게 할 수록 시안에 가까운 색이 된다. 빨간색으로 주로 쓰이는 Carmine 역시 농도가 옅어질수록 마젠타에 가까워진다. 안료 층을 층층이 겹치는 인쇄와 달리, 물감의 혼합은 완전한 감산 혼합이 아니라, 안료의 흡수율, 산란율에 따라 달라진다.
한계점
CMYK 모델이 검은색(K)을 사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종이가 받을 수 있는 잉크량에는 한계가 있다. CMY를 100% 투입하는 경우 종이특성상 번짐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K 100% 등으로 대체하여 단일 색을 쓰는 것은 좋은 해결책이 된다.
CMY를 1:1:1로 섞을 때, 잉크의 표현력에 따라서 채도가 나타날 수 있다. 즉 채도가 없는 검은색이 아닌 붉은 검은색, 노란 검은색, 푸른 검은색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출판에서는 검정을 먼저, 시안, 마젠타, 옐로 순으로 인쇄되므로, C 100 M 100 Y 100은 가장 위에 있는 노랑이 가장 잘 나타나 올리브색을 띤 검정으로 인쇄된다.
결정적으로 검은색 잉크는 인쇄 과정에서 가장 널리, 보편적으로 사용되는(특히 글자 인쇄) 잉크이며 색상 추가에 부담이 크게 없다.
다만 K 100% 또한 완전한 검은색이 아닌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실제 작업 등에서는 다른 잉크를 적절히 혼합해 만드는 Rich Black 은 대안이 사용되기도 한다.
현실에서의 사용
CMYK는 인쇄물 작업용으로 가장 넓게 사용되는 모델이다. 그도 그럴게 개요에도 언급했지만, 색 재현에 있어 가장 높은 경제성을 보이는 범용 모델로써 제시된 것이 CMYK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는 것은 이 부분으로, 인쇄물의 디지털 작업에서 사용자는 RGB 모델을 사용하는 모니터를 쓴다는 점에 있다. CMYK 모델과 다른 색상 모델을 쓰기 때문에, CMYK 색상을 모니터에 표현하기 위해 RGB로 변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RGB에서도 확인 가능하듯이, RGB 모델에서 표현되는 시안, 마젠타 등은 CMYK 모델에 맞춰진 시안, 마젠타 잉크색과는 괴리감이 크다. 이를 보정하기 위한 것이 컬러 프로필(Color Profile)이다. 모니터의 RGB 색역 중에 폭 넓게 쓰이는 sRGB가 바로 컬러 프로필이며, 인쇄되었을 때의 색상과 최대한 맞추기 위해서는 현재 사용하는 모니터가 쓰는 RGB 프로필(Adobe RGB, sRGB 등)과 인쇄소에서 사용하는 CMYK 프로필을 맞춰줘야 한다. 인쇄소에서 사용하는 프로필은 인쇄 용지의 특성(코팅 여부 등)과도 관계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모니터는 HDR 모니터가 아닌 이상, 색상 대역을 이산적인 분포 - 8비트(256레벨)로 표현하는 모니터이므로, 실수로 표현되어 연속적인 값을 나타낼 수 있는 대부분의 CMYK 모델에서 요구하는 색상을 전부 나타낼 수는 없다. 다만 이론적인 범위에서 볼 때, 즉 연속적인 RGB 모델의 경우, 극단적인 CMYK 모델을 제외하고는 모든 색상을 표현할 수 있다. 즉, 실용적인 범위에서 RGB 모니터는 CMYK 작업물 색상을 원하는 대로 표현 가능하다고 봐도 좋다.
반면, 모니터에서 사용하는 RGB 프로필 대부분은 CMYK 프로필이 재현 가능한 영역보다 훨씬 넓다. 포토샵 등에서 RGB로 작업하던 작업물을 인쇄하게 되면 프린터에 보내는 과정에서 드라이버 및 운영체계가 컬러 프로필을 적용해 RGB를 CMYK로 변환하는데[17], 그 과정에서 일부 색이 원치 않게 변화된다는 말이다. 밝은 색일수록, 색이 옅은 미묘한 색일 수록 변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점을 주의해야 한다. 가장 괴리감이 큰 색으로는 R255 G0 B0, R0 G255 B0, R0 G0 B255 등 극단적인 색이 꼽힌다. 예를 들어 R0 G0 B255를 인쇄하려는 경우, 대부분의 인쇄용 CMYK 프로필에서 존재하지 않는 색상이 되며, 이를 가장 유사한 색상으로 교체한다. 예를 들어, 흔히 쓰이는 sRGB - Japan 2001 Coated 기준으로, 파란색, 라임색을 변환하려 시도하는 경우 잘린 값인 C 92.44% M 74.62%와 C 61.39% Y 100%로 변환되며, 이 색상은 모니터에서 다시 칙칙한 파란색과 짙어진 연두색으로 재현되고, 인쇄물도 이 색과 유사한 색으로 나타나게 된다.
고채도/형광 등 특수 잉크를 써서 4도 인쇄가 아닌 더 높은 n도 인쇄를 하는 경우라면 색상 재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인 비용 문제가 생김은 물론이거니와, 동네 인쇄소 레벨에서는 색상 핀 한계상 인쇄기가 CMYK 4도 인쇄만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출판용 그림은 처음부터 CMYK로 작업해 인쇄 가능한 색상 범위에서 작업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렇게 작업한 출판물은 화면에 보이는 것과 거의 차이 없이 인쇄가 된다. 다만 인쇄 가능한 색상 범위가 좁은 탓에 CMYK로는 고채도의 원색(흔히 말하는 예쁜 색) 발현이 굉장히 까다롭다는 것. 분명히 팔레트에선 원하는 색을 찍어놓아도 막상 칠해보면 훨씬 탁한 색이 나올 경우가 잦다. 이 때문에 일단 칠해놓고 채도/색상 변경을 통해 보정 작업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
특히 채도 높은 화사한 그림의 경우 색에 K가 섞이면 실제 인쇄물이 검고 탁하게 나오기 때문에[19][20] 색을 고를 때 일일히 K를 0으로 맞춰줘야 할 때도 있다. 반대로 채도가 낮은 칙칙한 그림의 경우 종이가 잉크를 잘 못받는 경우 종이가 잉크에 절어서(!) 종이가 울거나 잉크가 번져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간단하게 테스트해보려면 집의 컬러 잉크젯 프린터를 고품질 사진출력 모드+인화지 세팅으로 한 상태에서 저급 복사용지(평량 75g/m2짜리 이하. 그냥 얇은 복사지)를 넣어서 인쇄해보자. 푹 절어서 나올것이다. 인쇄소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채도가 극단적이라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인쇄소측에 상의해서 잉크를 바꾸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잉크가 CMYK만 나오는 건 아니다. 정말로 원하면 인쇄소에 별색 추가를 주문해서 그걸로 찍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밝은 오렌지 계열 색상을 원하는데 도저히 CMYK 잉크로는 원하는 색이 안 나올 경우 오렌지색 잉크를 인쇄기에 추가해서 별색인쇄해버리면 된다. 정말로 원하는 경우 흰색 잉크로 색지에 인쇄할 수도 있다. 물론 인쇄기에 잉크를 무한히 추가할 수는 없으니까[21] 이렇게 작업할 생각이면 인쇄소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반대로 CMYK로 작업된 것을 RGB로 변환하면 손실이 없다. 인쇄를 할 작업물은 미리 프로그램 상에서 CMYK로 작업하라는 이야기. 물론 주의할 점은 그렇게 해도 모니터의 색상과 인쇄물의 색상은 또 미세한 차이가 있다. 모니터는 결국 빛을 이용한 RGB 체계고, 인쇄물은 잉크를 이용한 CMYK 체계기 때문.
한편 이미지 파일에서 CMYK 모드는 RGB에 비해 용량이 1/3 정도 커지며, 웹 브라우저에서 인식을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으므로 인터넷상에 올릴 이미지는 모드를 반드시 확인할 것.
물감의 원색 그 자체이며 모아놓으면 다채로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CMYK 색상 자체가 디자인적 요소로도 활용된다.
RGB와 CMYK 사이에는 변환 공식이 있지만 이 공식은 이상적인 CMYK 잉크를 사용했을 때를 가정한 것이고, 실제 CMYK 잉크는 이상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공식으로 변환한 RGB값과 실제 출력되어 나오는 색상은 차이가 크다. 만약 실제 출력되는 색상이 대충 어떤지 궁금하다면 여기를 이용하자.
링크 : Free Color Converter - RGB, CMYK, LAB, XYZ, HEX and more! (nixsensor.com)
고급형 잉크젯 프린터에서는 CMYK보다 더 많은 색상을 사용하기도 한다. 가장 흔한 것은 CMYK에 Light Cyan과 Light Magenta가 추가되는 모델이다. 색재현력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엡손의 R3000은 Yellow, Light Vivid Magenta, Light Cyan, Vivid Magenta, Cyan, Light Light Black, Light Black, Photo Black, Matte Black 등 총 9개의 색상을 사용한다. 같은 회사의 SC-P800과 SC-P600 및 그것의 후속 제품인 SC-P904와 SC-P704는 여기에 Violet을 추가해서 총 10개의 색상을 사용한다. 그 외 Cyan, Magenta, Yellow의 보색인 Orange, Green, Violet이 들어가는 프린터도 있는 등 하다.
마젠타색 잉크는 특히 빛에 바래기 쉬우며, 노랑이 그 다음으로 빛에 잘 바랜다. 그래서 직사광선에 노출된 오래된 인쇄물을 보면 빨간색 글씨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거나 아예 시안과 검정만 남아있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건물 외벽에 '본 건물은 금연건물입니다'라는 팻말이 붙어 있는 경우 오랜 시간이 지나면 빨간색으로 적힌 '금연'이라는 글자가 햇빛에 바래서 '본 건물은 건물입니다'로 둔갑하는 일도 있는가 하면, '불법으로 쓰레기를 버리면 최고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라는 팻말에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라는 글자가 햇빛에 바래서 '불법으로 쓰레기를 버리면 최고'라는, 마치 불법으로 쓰레기를 버릴 것을 권하는 듯한 내용으로 둔갑하는 일도 있다.
한국사나 중국사의 삼국 시대를 지도로 나타낼 경우, 각 역사의 세 나라를 묘사할 때 파란색(또는 청록색), 빨간색(또는 자홍색), 노란색으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